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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작품

일드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줄거리와 배우 근황, 1986년과 2024년을 뒤집어놓은 난리법석 타임슬립

1980년대의 중학교 선생님이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내리고 보니 2024년입니다.

다시 1986년으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2024년 사람이 1986년으로 갑니다.

과거 사람이 미래 사람을 만나고 미래 사람이 과거 사람을 만나더니, 어느 순간 1986년에 있는 사람이 2024년에 있는 사람의 스마트폰으로 전화까지 합니다.

잠깐만요.

1986년인데 휴대전화가 터진다고요?

그렇습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는 이런 드라마입니다.

타임슬립의 과학적 원리를 진지하게 따지기 시작하면 아마 1화도 버티기 힘듭니다.
그냥 작가가 만들어놓은 이상한 버스에 같이 올라타야 합니다.

그러면 꽤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야?' 싶은데 조금 지나면 그 뒤죽박죽 자체가 이 작품의 매력이 됩니다.

드라마 전체가 아주 난리법석입니다.

그런데 이 정신없는 이야기 속에 1980년대 일본과 2020년대 일본을 정면으로 부딪치게 만드는 꽤 영리한 장치가 숨어 있습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1986년의 아저씨가 2024년에 떨어졌습니다 

일본 원제는 《不適切にもほどがある!》.

직역하면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2024년 1월 26일부터 3월 29일까지 TBS 금요드라마로 방송된 총 10부작 작품입니다.

각본은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키사라즈 캐츠아이》, 《아마짱》 등으로 잘 알려진 쿠도 칸쿠로가 맡았습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 아니라 쿠도 칸쿠로의 오리지널 각본입니다.

주인공은 오가와 이치로.

아베 사다오가 연기합니다.

1986년 도쿄에서 살아가는 중학교 체육교사입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이 사람은 시작부터 문제투성이입니다.

학생에게 체벌을 하고 학교에서도 담배를 피우며 말은 거칠고, 성희롱이나 인권 감수성 같은 개념과는 거의 다른 행성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 이치로가 어느 날 버스를 탔다가 2024년으로 와버립니다.

1986년, ‘지옥의 오가와’로 불리던 체육교사 오가와 이치로


38년을 건너뛰었더니 세상이 이상해졌습니다 

이치로에게 2024년은 외계 행성이나 다름없습니다.

사람들은 손바닥만 한 기계만 들여다봅니다.

담배를 아무 데서나 피울 수도 없습니다.

직장에서 예전처럼 함부로 말해서도 안 됩니다.

상대방이 불편할 수 있는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씁니다.

성희롱, 갑질, 직장 내 괴롭힘, 다양성, 젠더 감수성, 컴플라이언스….

1986년의 이치로에게는 거의 외국어입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여기서 단순히 "옛날 사람은 무식했다"라고 끝내지 않습니다.

반대로 2024년의 사람들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정말 더 편안해졌을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수많은 규칙을 만들었는데, 그 규칙 때문에 정작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닐까.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가 단순한 복고 코미디와 조금 달라지는 지점입니다.

1986년에서 2024년으로, 낯선 ‘레이와’의 풍경과 마주한 이치로

 


그런데 반대편에서는 2024년 사람이 1986년으로 갑니다 

이치로만 미래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학자 무카이자카 사카에와 아들 키요시는 반대로 2024년에서 1986년으로 이동합니다.

사카에 역은 요시다 요.

키요시 역은 사카모토 마나토가 맡았습니다.

즉 한쪽에서는 1986년 사람이 2024년을 경험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2024년 사람이 1986년을 경험합니다.

이 구조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현재의 상식으로 과거를 바라보는 사람과 과거의 상식으로 현재를 바라보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누가 완전히 옳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2024년 사람이 1986년으로 가면 당시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행동들이 충격적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이치로가 2024년에 오면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말 한마디를 고르는 모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서로 상대 시대를 보며 똑같이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사는 거야?"

2024년에서 1986년으로, 쇼와 시대에 떨어진 사카에와 키요시

 


타임머신이 왜 하필 버스일까 

이 작품에서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물건은 멋진 스포츠카도 아니고 비밀 연구소의 거대한 기계도 아닙니다.

버스입니다.

그냥 동네에서 볼 법한 버스를 타고 시대를 건너갑니다.

처음에는 이치로 자신도 자신이 타임슬립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이후 이 버스가 단순한 초자연현상이 아니라 이치로의 제자였던 이노우에 마사카즈와 연결된 타임머신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1986년 중학생이었던 이노우에는 미래에 과학자가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타임머신을 만들겠다는 꿈을 품었던 아이가 정말 미래에서 타임머신을 개발해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황당한데 나름대로 자기 세계 안에서는 연결고리를 계속 만들어놓습니다.

문제는 그 연결고리가 생길수록 이야기가 더 복잡해진다는 것입니다.

과거로 갔다가 미래로 오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누가 누구의 과거 사람이고 미래 사람인지 머릿속으로 계산하기 시작하면 꽤 바빠집니다.

1986년과 2024년을 이어주는 기묘한 이동수단, 버스형 타임머신

 


그리고 마침내 1986년에서 휴대전화가 터집니다 

이 장면에서는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3화입니다.

이치로는 2024년에서 다시 1986년으로 돌아옵니다.

2024년에 남겨진 나기사와 아키츠는 갑자기 사라진 이치로를 걱정합니다.

그런데 나기사의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걸려옵니다.

전화한 사람은 이치로입니다.

어디서 전화하고 있을까요.

1986년입니다.

ㅋㅋㅋㅋㅋ.

1986년에는 일반인이 들고 다니는 지금과 같은 휴대전화도 없었고 스마트폰은 더더욱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86년의 이치로와 2024년의 나기사가 통화를 합니다.

이쯤 되면 시청자가 타임슬립 이론을 붙잡고 진지하게 항의하는 쪽이 오히려 드라마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 전화도 되는구나."

그냥 받아들이게 됩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의 재미가 바로 이런 부분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황당하다고 생각했던 시청자가 몇 회 지나면 작품의 황당함에 길들여집니다.

시간이라는 벽에 구멍이 뚫렸으니 전화 전파 정도 지나가는 게 뭐 대수냐는 분위기입니다.

38년의 시간을 넘어 연결된 전화, 1986년의 이치로와 2024년의 나기사

 


그런데 왜 하필 1986년이었을까 

1986년은 일본에서 쇼와 61년입니다.

버블경제가 본격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하던 시기였고, 사회 전체에는 지금보다 훨씬 거친 문화가 남아 있었습니다.

학교 체벌에 대한 인식도 지금과 달랐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이나 갑질이라는 표현 자체가 지금처럼 사회적인 기준으로 정착하기 전입니다.

공공장소와 직장에서 흡연하는 모습도 훨씬 흔했습니다.

드라마는 이런 차이를 극단적으로 확대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1986년을 역사 다큐멘터리처럼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실제 1986년 일본 사람들이 모두 이치로처럼 말하고 행동했던 것은 아닙니다.

드라마는 2024년과 대비시키기 위해 당시의 거친 면을 의도적으로 과장합니다.

그 과장이 코미디의 연료가 됩니다.

세일러복과 가죽 재킷, 1986년 일본 청춘의 풍경

 


세일러복, 긴 치마 그리고 무치 선배 

1980년대 분위기를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인물 가운데 하나가 이치로의 딸 오가와 준코입니다.

배우는 카와이 유미입니다.

준코의 패션부터 2024년과 완전히 다릅니다.

당시 일본 여고생 문화와 불량학생 이미지를 과장한 긴 치마의 세일러복, 헤어스타일과 화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준코 주변에는 '무치 선배' 아키츠 무츠미가 있습니다.

이소무라 하야토가 연기합니다.

오토바이, 헤어스타일, 말투까지 1980년대 청춘 문화의 향기가 진하게 납니다.

지금 보면 촌스럽기도 하고 우스워 보이기도 하지만 바로 그 어색함을 숨기지 않는 것이 이 드라마의 방식입니다.

1986년을 예쁘게 포장한 레트로 사진집처럼 만들지 않습니다.

촌스러운 것은 촌스럽게, 거친 것은 거칠게 밀어붙입니다.

준코의 세일러복과 ‘세이코짱 컷’, 1980년대 일본 여고생 패션
가죽 재킷과 풍성한 헤어스타일, ‘무치 선배’의 1980년대 청춘 패션

 


아베 사다오가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이 정신없는 이야기를 가운데에서 붙잡고 있는 배우는 역시 아베 사다오입니다.

1970년생인 아베 사다오는 작품 방영 당시 53~54세였습니다.

그가 연기하는 오가와 이치로는 처음부터 호감형 인물이 아닙니다.

입은 거칠고 시대착오적인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집니다.

그런데 아베 사다오는 이 인물을 단순히 '나쁜 옛날 아저씨'로 만들지 않습니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웃길 때는 한없이 우스운데, 딸 준코에 관한 순간에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야기 중반 이후 이치로가 자신의 가족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게 되면서 작품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그냥 웃기려고 만든 드라마처럼 보였는데 어느 순간 가족 이야기가 깊숙이 들어옵니다.

그때부터 이 난리법석 타임슬립에도 묘한 슬픔이 생깁니다.

2024년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의 아베 사다오, 시대를 건너온 오가와 이치로


아베 사다오는 이후에도 영화와 드라마, 무대를 오가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2024년 연속드라마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26년 1월 4일 TBS에서 스페셜 드라마 《신년 벽두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진지한 이야기 하면 안 됩니까?~》가 방송됐습니다.

아베 사다오는 다시 오가와 이치로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타임머신 버스보다 더 대놓고 시대를 이동할 수 있는 '타임 터널'까지 등장합니다.

원래도 복잡했는데 제작진이 정리할 생각은 없었던 모양입니다.

오히려 더 벌여놓았습니다.

세일러복에 야구점퍼까지, 준코와 친구들로 보는 1980년대 청춘 패션

 


카와이 유미, 준코를 알고 나면 이 드라마가 다르게 보입니다 

준코 역의 카와이 유미는 이 작품에서 상당히 중요한 배우입니다.

초반에는 그저 반항적인 여고생처럼 보입니다.

아버지에게 거칠게 대들고 무치 선배와 어울리며 1980년대 청춘물의 전형적인 캐릭터처럼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준코의 존재가 이 작품의 감정적인 중심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녀의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같은 시간 안에 존재합니다.

시청자는 어느 순간 웃으면서 보던 1986년의 평범한 일상 하나하나를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 작품이 단순한 '쇼와 대 레이와' 비교 코미디로 끝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오가와 준코 역의 카와이 유미
세일러복 차림으로 등장한 준코, 카와이 유미의 1986년 극 중 모습


카와이 유미는 2000년생으로 이 작품 이후 일본 영화와 드라마에서 더욱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은 카와이 유미에게 중요한 해였습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의 준코뿐 아니라 NHK 연속 TV소설 《호랑이에게 날개》 등에 출연했고 영화에서도 활약했습니다.

2026년 1월 스페셜에도 다시 준코로 등장했습니다.

결국 1986년의 반항적인 여고생이었던 준코는 이 작품 전체를 이어주는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영화 《몽키 비즈니스》 공식 행사에 참석한 카와이 유미

 


나카 리이사와 이소무라 하야토 

2024년의 인물 가운데 중심에 있는 사람은 이누시마 나기사입니다.

나카 리이사가 연기합니다.

방송국에서 일하는 싱글맘인 나기사는 처음에는 1986년에서 튀어나온 이치로와 전혀 관계없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시대의 인물 관계가 하나씩 연결됩니다.

이 연결 구조를 설명해버리면 작품의 중요한 재미를 상당 부분 빼앗게 됩니다.

아직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인물 관계도를 미리 자세히 찾아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소무라 하야토는 더 재미있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1986년에서는 '무치 선배' 아키츠 무츠미를 연기하고 2024년에서는 그의 아들 아키츠 마사히코까지 연기합니다.

한 배우가 38년의 시간을 사이에 둔 부자를 맡은 셈입니다.

두 시대를 오가는 드라마의 구조와 아주 잘 맞는 캐스팅입니다.

1986년의 준코와 무치 선배, 쇼와 청춘의 한 장면

 


요시다 요가 1986년으로 가면 벌어지는 일 

사카에 역의 요시다 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카에는 2024년의 가치관을 가진 사회학자입니다.

그런 사람이 1986년에 떨어집니다.

이치로가 미래의 컴플라이언스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카에는 과거의 성차별적 문화와 거친 사회 분위기를 참기 어렵습니다.

두 인물은 서로 반대 방향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는 셈입니다.

과거가 모두 나빴던 것도 아니고 현재가 모두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드라마는 양쪽의 이상한 점을 모두 건드립니다.

그렇다고 무겁게 토론하지 않습니다.

조금만 진지해질 것 같으면 갑자기 노래를 부릅니다.

네.

노래를 부릅니다.

1986년으로 타임슬립한 사카에, 쇼와 시대의 사람들과 부딪히다

 


갑자기 시작되는 뮤지컬, 이 드라마 정말 정신없습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를 처음 보면 가장 당황스러운 부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등장인물들이 한창 대화를 합니다.

사회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음악이 나옵니다.

그리고 뮤지컬이 시작됩니다.

직장 문제, 성희롱, 육아, 컴플라이언스처럼 자칫하면 설교가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와 춤으로 밀어붙입니다.

처음에는 "지금 이게 뭐지?" 싶습니다.

그런데 몇 번 반복되면 기다리게 됩니다.

타임슬립만으로도 정신없는데 뮤지컬까지 끼어들고, 시대 풍자는 계속되고, 가족의 비밀까지 하나씩 드러납니다.

말 그대로 뒤죽박죽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굴러갑니다.

쿠도 칸쿠로의 각본이 아니었다면 각각 따로 놀았을 요소들이 한 작품 안에서 묘하게 붙어 있습니다.

대화가 갑자기 노래와 춤으로,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의 대표적인 뮤지컬 장면
출연진이 함께 펼치는 대규모 군무, ‘후테호도’를 상징하는 뮤지컬 장면

 

 


주제가 Creepy Nuts의 〈二度寝〉

주제가는 Creepy Nuts의 〈二度寝〉, 한국어로 옮기면 '두 번 자기' 또는 '늦잠' 정도의 제목입니다.

2024년 1월 27일 음원으로 공개됐습니다.

R-시테이와 DJ 마츠나가로 구성된 Creepy Nuts 특유의 빠른 랩과 리듬이 작품의 정신없는 분위기와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TBS는 공식 유튜브 채널 'TBS公式 YouTuboo'를 통해 드라마와 〈二度寝〉를 결합한 스페셜 컬래버레이션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또 최종회 방송일인 2024년 3월 29일에는 극 중 퍼포먼스를 활용한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드라마를 다 보고 음악을 다시 들으면 곡 자체에서 작품의 빠른 템포가 떠오릅니다.

타임슬립하고 싸우고 노래하고 다시 과거로 갔다가 미래로 돌아오는 이 드라마에는 차분한 발라드보다 이런 음악이 훨씬 어울립니다.

Creepy Nuts 〈二度寝〉

촬영지는 도쿄의 동쪽, 카츠시카와 스미다 일대 

극 중 이치로가 생활하는 지역은 도쿄 카츠시카구입니다.

1986년과 2024년을 비교하기 위해 도쿄 동부의 생활감 있는 풍경이 적극적으로 사용됐습니다.

오가와 가족이 사는 아파트 외관은 도쿄 스미다구 다치바나의 건물이 촬영지로 사용됐고 주변의 구 나카가와 강변 역시 여러 장면에 등장합니다.

이치로가 근무하는 '카츠시카구립 제6중학교'의 정문 주변은 실제 카츠시카구립 다테이시중학교에서 촬영됐습니다.

학교 교실과 운동장 장면에는 도치기현 아시카가시에 있는 구 아시카가니시고등학교도 사용됐습니다.

한 학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장소를 조합해 만든 것입니다.

극 중 카츠시카구립 제6중학교]
이치로가 체육교사로 근무하는 1986년의 카츠시카구립 제6중학교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진 다테이시중학교 주변의 현재 풍경
열차와 오래된 상점가가 공존하는 현재의 도쿄 다테이시 풍경

 


준코와 무치 선배가 걷던 쇼와의 상점가 

1980년대 분위기를 보여주는 상점가 장면 가운데 일부는 도쿄 다이토구의 사타케 상점가에서 촬영됐습니다.

사타케 상점가는 우에노와 신오카치마치 일대에 자리한 오래된 상점가입니다.

현대 도쿄에서 1980년대 분위기를 재현하려면 초고층 빌딩이 가득한 지역보다 이런 오래된 생활 상권이 훨씬 유리합니다.

드라마에서는 간판과 소품, 의상, 차량을 더해 1986년으로 바꿔놓습니다.

실제로 현재 모습을 보면 드라마와 똑같지는 않습니다.

바로 그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 촬영지 여행의 재미입니다.

2024년에 촬영한 '1986년'과 실제 2026년의 거리를 한 장소에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86년으로 되살아난 사타케 상점가, 준코와 무치 선배가 오가던 쇼와의 거리
드라마 속 1986년의 무대가 된 사타케 상점가의 현재 모습

 


가장 가보고 싶은 곳, 찻집 SCANDAL 

두 시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공간이 있습니다.

찻집 겸 바 'SCANDAL'입니다.

1986년에도 있고 2024년에도 있습니다.

극 중에서는 테이블형 아케이드 게임기, 핑크색 전화기 등 쇼와 시대의 소품들이 등장하면서 시대 차이를 보여줍니다.

이곳의 외관 촬영지로 알려진 장소는 지바현 마쓰도시에 있는 '카페 드 파르팡'입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에서 SCANDAL은 단순한 카페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만나고 두 시대의 관계가 교차하는 일종의 시간 정거장 같은 공간입니다.

2026년 스페셜에서도 SCANDAL은 다시 중요한 장소로 등장합니다.

1986년 청춘들이 모여들던 찻집 ‘SCANDAL’의 내부
극 중 ‘SCANDAL’의 외관 촬영지, 현재의 카페 드 파르팡

 


음식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쇼와의 찻집 문화' 

이 작품은 음식 드라마가 아닙니다.

그래서 특정 메뉴를 억지로 대표 음식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눈여겨볼 것은 1980년대 일본의 찻집 문화입니다.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친구를 만나며 테이블형 게임기로 게임을 하던 공간입니다.

스마트폰도 SNS도 없던 시대에는 이런 장소 자체가 사람을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크였습니다.

2024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 안에서 대화를 이어가지만 1986년의 사람들은 직접 만나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SCANDAL이라는 공간은 시대 비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오래된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세트가 아니라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커피를 마시며 게임을 즐기던 1980년대 일본 찻집의 테이블형 게임기
찻집 한쪽에 놓여 있던 핑크 전화, 휴대전화 이전 시대의 생활 풍경

 


방영 당시 일본에서 정말 화제가 됐을까 

그렇습니다.

다만 시청률만 보면 압도적인 국민 드라마였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TBS가 이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연속극의 평균 개인 시청률은 4.3%, 평균 가구 시청률은 7.4%였습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평가와 화제성은 시청률 이상의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제61회 갤럭시상에서는 TV부문 특별상과 함께 시청자 투표로 선정되는 '마이베스트TV상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

시청자들에게서는 자유롭게 웃을 수 있는 재미와 함께 현대사회의 답답함을 건드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제40회 ATP상 TV그랑프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제50회 방송문화기금상에서도 수상했습니다.

즉 숫자만으로 설명하기보다 방송 이후 얼마나 오래 이야기됐는지를 함께 봐야 하는 작품입니다.

제61회 갤럭시상에서 2관왕을 차지한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2024년에서 끝난 줄 알았더니 2026년에 또 돌아왔습니다 

연속드라마는 2024년 3월 끝났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2026년 1월 4일 TBS에서 스페셜 드라마가 방송됐습니다.

제목부터 《신년 벽두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진지한 이야기 하면 안 됩니까?~》입니다.

아베 사다오, 나카 리이사, 이소무라 하야토, 카와이 유미, 요시다 요 등 주요 인물들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연속드라마 마지막에 타임머신 버스가 더 이상 운행하기 어려워졌지만 이번에는 이노우에가 만든 '타임 터널'이 등장합니다.

이제 원하는 시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2024년 연속극을 보면서 "시간여행이 너무 엉망진창 아닌가?"라고 생각했다면 제작진의 답은 간단합니다.

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 정도면 제목을 작품 스스로에게 적용해도 될 것 같습니다.

타임슬립도 정도가 있어!

2026년 스페셜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그래도 이 황당한 이야기가 남기는 것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난리법석입니다.

1986년 선생님이 2024년에 나타납니다.

2024년 사람이 1986년으로 갑니다.

버스가 타임머신입니다.

과거에서 미래로 전화도 합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노래하고 춤을 춥니다.

가족관계는 시대를 넘나들며 꼬입니다.

이 모든 것을 차분하게 설명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이상해집니다.

그냥 보는 편이 낫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웃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작품이 왜 굳이 1986년과 2024년을 연결했는지 조금씩 보입니다.

38년 사이에 일본 사회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라져서 다행인 문화가 있습니다.

체벌이나 성희롱처럼 분명히 개선된 것도 있습니다.

반대로 사람 사이의 관계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졌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습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는 "쇼와가 좋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이 무조건 옳다"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한 공간에 던져놓고 서로 싸우게 만듭니다.

그리고 시청자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버려야 했던 것은 무엇이고, 버리지 말았어야 했던 것은 무엇일까.


가장 황당한데 묘하게 따뜻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타임슬립 드라마로 기억하기에는 조금 아깝습니다.

겉으로 보면 정신없습니다.

설정도 황당합니다.

1986년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에는 정말 웃음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황당함을 걷어내면 결국 가족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남습니다.

아버지와 딸.

부모와 자식.

직장 동료.

선생님과 제자.

그리고 서로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이치로가 미래에서 배우는 것도 있고 미래 사람들이 이치로에게서 발견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뭐 이런 드라마가 다 있어?' 하면서 보다가 끝으로 갈수록 생각보다 진지한 장면을 만나게 됩니다.

웃기려고 작정한 드라마가 갑자기 사람을 울리려고 달려들 때도 있습니다.

그마저도 이 작품답습니다.

조용히 방향을 바꾸는 법이 없습니다.

웃길 때도 크게 웃기고 슬퍼질 때도 갑자기 깊숙이 들어옵니다.


1986년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다른 드라마

1980년대를 직접 기억하는 세대라면 이 작품은 젊은 시청자와 조금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브라운관 TV와 유선전화.

찻집과 담배 연기.

당시의 학생 패션.

헤어스타일과 오토바이.

아이돌 문화와 학교 풍경.

지금 보면 불편한 모습도 많지만 반대로 "맞아, 저런 게 있었지" 싶은 물건과 풍경도 계속 등장합니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듯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의 1986년은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코미디를 위해 상당히 과장된 '드라마 속 쇼와'입니다.

그 차이를 알고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1986년과 2024년을 한 화면 안에서 계속 충돌시키는 방식 덕분에 38년 동안 무엇이 변했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힘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제 2026년입니다.

2024년을 '현재'로 만들었던 이 드라마조차 벌써 2년 전 작품이 됐습니다.

시간을 소재로 한 드라마답게 작품 자체에도 시간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필름 여행의 마무리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를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습니다.

타임슬립 드라마입니다.

가족 드라마입니다.

사회 풍자극입니다.

쇼와 복고극이기도 합니다.

직장 코미디이기도 하고 갑자기 뮤지컬도 됩니다.

그 모든 것을 한 냄비에 집어넣고 휘저은 것 같은 작품입니다.

그러니 이야기가 얌전할 리 없습니다.

1980년대 선생님이 미래로 왔다가 다시 과거로 갑니다.

미래 사람이 과거로 갑니다.

과거와 미래의 가족이 서로 만납니다.

1986년에서 2024년으로 전화가 걸려옵니다.

보다 보면 정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아니, 잠깐만…."

그런데 드라마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이미 다음 이야기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정교한 타임 패러독스 SF를 기대하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86년과 2024년의 가치관을 일부러 충돌시키고 그 사이에서 가족과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독특한 작품입니다.

황당무계하고 뒤죽박죽입니다.

드라마가 아주 난리법석입니다.

그런데 그 난리법석 속에서 몇 번 웃고, 몇 번 어이없어하고, 가끔은 생각보다 마음이 묵직해집니다.

바로 그 이상한 혼합물이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의 맛입니다.


작품 개요

한국명 :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원제 : 不適切にもほどがある!
국가 : 일본
방송사 : TBS
방송 기간 : 2024년 1월 26일 ~ 2024년 3월 29일
회차 : 전 10화
장르 : 타임슬립, 코미디, 가족, 사회풍자
각본 : 쿠도 칸쿠로
연출 : 카네코 후미노리, 사카가미 타쿠야, 후루바야시 준타로, 와타나베 아츠시, 이무라 타이치
프로듀서 : 이소야마 아키, 아마미야 사에코
음악 : 스에히로 켄이치로, MAYUKO, 무나카타 유키
주제가 : Creepy Nuts 〈二度寝〉

주요 출연 :
아베 사다오 - 오가와 이치로
나카 리이사 - 이누시마 나기사
이소무라 하야토 - 아키츠 무츠미 / 아키츠 마사히코
카와이 유미 - 오가와 준코
사카모토 마나토 - 무카이자카 키요시
요시다 요 - 무카이자카 사카에
미야케 히로키 - 이노우에 마사카즈
야마모토 코지 - 쿠리타 카즈야
후루타 아라타 - 이누시마 유즈루 등

극 중 주요 시대 :
1986년 쇼와 61년
2024년 레이와 6년

주요 촬영 지역 :
도쿄 카츠시카구
도쿄 스미다구
도쿄 다이토구
지바현 마쓰도시
도치기현 아시카가시 등

주요 촬영지 :
카츠시카구립 다테이시중학교
구 아시카가니시고등학교
사타케 상점가
구 나카가와 강변
카페 드 파르팡 등

후속 작품 :
2026년 1월 4일
《신년 벽두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진지한 이야기 하면 안 됩니까?~》

별점 : 4.0 / 5